드라마 ’39’ 말기 암 환자의 이별을 준비하다

드라마 ’39’는 39살 친구의 인생을 따라갑니다.

그 중 장영(전미도)은 췌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습니다.

그녀는 병원인지 아니면 그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할지 고민해요.그녀는 암 치료를 받아도 살아날 확률이 적다고 하자 병원 침대에서 죽지 않겠다고 결심해요.얼마 전 돌아가신 이오룡 박사도 병원 대신 하고 싶은 일을 골랐습니다.

하지만 그분은 고령이고 드라마 속 장영이는 39살이에요.

그녀는 병원 대신 6개월 동안 미친 시한부 인생을 즐기기로 결정했어요.한번쯤은 제가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상상을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.

그녀는 직접 장례식장을 예약하고 매장지와 관도 결정합니다.

부모보다 먼저 죽기 때문에 남아 있는 부모에게 그 일을 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.

물론 혼자 그곳에 가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달라고 합니다.

또한 자신의 부고를 알리는 사람들의 명단도 미리 만들어 친구들에게 전달합니다.

장례식장에 가보고 사람들이 와서 밥 먹고 사는 것을 지켜보면서 한 번쯤 연락해서 밥 먹고 싶은 사람들의 명단을 적어보겠습니다.

(이 장면이 가슴 먹먹하네요. 가족의 장례식을 치른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점이겠지요)

친구들은 죽어서 장례식장에서 먹는 밥 한 끼 대신 장영이 살아있을 때 밥 한 끼를 먹도록 미리 일일이 연락을 하고 브런치 타임을 갖습니다.

내가 아는 사람이 시한부로 당신을 만나고 싶어한다면 누구나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와 그 시간을 함께 나누지 않습니다.

장례식장에 와서 밥을 먹는 대신 살아있을 때 브런치 타임으로 온 친척이나 가족들과 밥을 먹고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.

그 장면이 감동적이네요.병이 깊어지면 사실 마지막 대화를 할 수 없어요.친구가 암에 걸린 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얼굴을 봤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. 얼굴이 전보다 좋아졌다고 해놓고 그 말을 너무 오래 후회했어요.그런 경우에 어떤 말을 할까? 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.

드라마에서 장영은 자신의 영정사진을 찍습니다.

사진관에서는 증명사진 찍는 줄 알고 웃지 말라고 해서 나온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.

친구는 사진을 찍어줍니다.

활짝 웃는 사진을… 그녀는 또 자신이 떠나고 혼자 남는 부모님을 위해 운영하는 식당에 보일러가 자주 들어가는 방을 공사하고, 자신이 떠난 후 마음 아파하는 친구나 남자친구를 위해 미리 인사도 녹화해 둡니다.

자기 재산도 정리해요.드라마 ‘서른아홉’은 큰 줄거리 중 하나인 시한부 암환자 장영의 이야기는 누구나 맞아야 할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였습니다.

그리고 100세 시대에 적어도 서너 명 중 한 명은 실제로 암 환자라고 합니다.

제가 아는 방사선과 의사는 50여 년을 방사선과에 근무하면서 필름을 읽었다고 합니다.

암으로 죽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암인 줄 모르고 죽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. 굳이 나이도 있고 다른 건강이 나쁘다고 그냥 암이라고 알리지 않았대요 아무도 죽지 않는 사람이 없고 건강하게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별로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.

마지막을 예감할 때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는 드라마 속 찬영의 모습이 크게 울립니다.

사전에 의식이 없을 때를 준비하여 사전 의료 관련 위임장이나 사전 의료 의향서도 작성해 두면 좋다고 생각합니다.

드라마 ’39’는 12편으로 종영했지만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.

(사진은 드라마 ’39’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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